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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의 설경과 꽃차
서촌재에서 만난 설경과 꽃차
어제 사진작가 임채욱 전시를 보러갔다가
이 차를 받아들고는 한참을 바라보다 천천히 마셨다.
차위에 떠있는 나뭇잎 때문에 쉽게 마실 수는 없지만 그 맛 만큼은 천하의 일품이다.
이 차의 재료는 무엇일까.
얼음 한 두개, 나뭇잎 한 잎 그리고 생수로 만들어진 차이다.
주인장의 특별비법?으로 만들어진 차, 꽃차.
하 더운 여름에 설경을 마주하고 마시는 꽃차.
임채욱 사진전 '인왕산'은 인왕산의 설경을 담은 전시이다.
임채욱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한 사진작가다.
그래서인지 그의 인왕산 설경은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하다.
작가는 인왕산의 돌에서 나무에서 획을 얻고 수묵을 얻었다.
쌓인 눈에서 여백을 더했다.
수성동 계곡의 물소리를 옮겨 온 듯 하다.
서촌 수성동계곡 바로 밑에 자리잡고 있는 '서촌재 작은 갤러리'는
약 13평되는 정말 작은 공간이지만 한옥의 운치가 살아있다.
큰 집 담벽에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작은 한옥, 다 쓰러져가는 그 집을
주인장은 참 곱고 당차게 만들어 놓았다.
말로는 설명이 어려운 것이 답답하다.
임채욱 사진전의 글씨, '인왕산'은 나의 작품이다.
인왕산을 너무도 좋아하고 자주 찾는 산이라 글씨를 의뢰받고
참 즐거웠던 생각이 난다.
인왕산, 돌과 호랑이의 산.
글씨에서는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사진작가의 생각도 마찬가지 일게다.
인왕산의 돌과 하나되어 그 위용을 드러내었을
그 옛날 인왕산 호랑이를 다시금 불러내고 싶었다.
이 글씨를 있게 해준 임채욱작가, 그리고 김남진 '서촌재 작은 갤러리' 주인장께
어제는 정말 설왕설래雪王雪來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