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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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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1998년 작

98년 햇살커뮤니케이션스 로고로 쓴 작품을 오늘 발견했다.

98년 창간했던 그래픽잡지 프로워크를 오랫만에 들춰보다 발견했다.

IMF를 맞은 그해 일하고 받은 어음들이 부도가 나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에서

재기를 위해 나선 것이 그래픽디자인잡지이다.

 

처제의 보증으로 500만원을 빌려 시작한 프로워크 그래픽잡지,

이 잡지의 모토는 프린트print라는 잡지에서 가져왔다.

 

우리나라도 그당시 그래픽 디자인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특히 큰 광고대행사와 편집디자인회사의 우수한 디자인 결과물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지만 그것을 모으는, 지금 사용하는 언어로 말하면

아카이빙이 전혀 되질 않고 있었다.

반면 프린트print 잡지는 매달 우수한 편집디자인 결과물들을 모아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과 디자인회사 등에 제공하며

현재까지도 발행되고 있다.

 

나는 이 잡지의 가치를 높게 보고

우리나라도 이러한 잡지의 필요성을 느끼며

무슨 사명감을 가지고 프로워크라는 잡지를 만들었지만

자본이나 운영능력의 부족으로 98년 시작해서 햇수로는 2년, 약 12호를 끝으로

결국 접게 되었다.

 

당시에 잡지를 살려 보려고 투자를 받았는데,

그 또한 여의치가 않았고 잡지를 접으면서

온 젊음을 바쳐 모아 두었던 디자인 결과물들과

수많은 디자인책들을 투자자에게 넘길 수 밖에 없었던 점은

지금도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고 그것을 챙기지 못한

후회가 일어나면서 몸서리친다.

디자인관련 책들은 그당시 시세로 집 한채 값은 아니지만
그 가치는 족히 될 것이다.

아무튼 그 잡지를 다시금 넘기다
오늘 햇살 글씨를 발견했다.
 

그때 디자인 결과물이나 붓글씨들을 챙기지 못한 탓에

98년 이전에도 써 놓았던 서예나 붓글씨들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99년에 쓴 다비전 多비전 글씨를 최초의 캘리그라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 98년에 쓴 글씨를 발견한 것이다.

 

잡지의 발행일이 99년 신년호이니

이 글씨는 98년에 쓴 것이 된다.
 

연도가 뭐 그리 중요하느냐 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의 캘리그라피 시작점은 매우 중요하다.

97년 11월 IMF가 터지고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디자인회사,

회사가 망해 가니 일도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재기도 불가능한 상태로

내몰린 98년 초, 그때도 일본에서도 봐 두었던 캘리그라피를
시작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나름 연구와 실험을 할 때였지만

남겨진 자료가 없다 보니 캘리그라피 시작점을 그동안 다비전 로고 글씨를 쓴

99년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러한 일련의 노력의 과정들이 그동안

입증을 할 수 없었지만 잡지에서 그대로 인쇄가 되어 있으니

바로 잡을 수 있게 되었다.

2018년 9월 27일

 

영묵.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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